찬바람이 불어올때에는 유독 쓸쓸함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11월에는 이젠 기모옷을 꺼내 입을 정도로 추운 바람이 불어오는데, 이때 정말 잘 어울리는 감동적인 영화가 하나 개봉을 했어요.
바로 TV 다큐멘터리를 토대로 한 모자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린 영화 채비인데요. 눈물 한바구니를 쏟을수가 있는 그런 영화이니 손수건 혹은 휴지를 반드시 챙겨서 영화 감상을 해야 할듯 하네요.
영화 채비는 서른살이지만 일곱살같은 '인규'는 엄마 '애순'의 24시간 케어가 꼭 필요한 아들이에요. 잔소리를 늘어놓고, 쫓아다니며 뒤치다꺼리를 하는 것이 힘들지만 그래도 돌봐줄 수 있음이 다행인 애순, 허나 계속 그럴 수는 없는 일!! 애순은 그녀가 떠난 후에도 살아가야할 아들을 위한 '채비'를 시작한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죠.
TV 다큐멘터리에서 반영을 한적이 있는 스토리를 토대로 제작을 했다고 하는데 80대 노모와 50대 지적장애인 아들이 등장한 다큐였다고 하네요. '엄마랑 한날 한시에 같이 죽자'라는 마지막 말에서 느낄수가 있는 먹먹함이 잘 드러난 영화였어요.
세상에 홀로 남겨진 지적장애인 아들이 정말 어찌될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꼼꼼한 조사를 통해서 시나리오를 작성해싿고 해요. 이런 기본적인 내용만 듣고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요. 영화의 줄거리는 보시다시피 매우 뻔한 내용이에요. 하지만 고두심과 김성균의 탄탄한 연기력으로 뻔한 스토리에 감동과 재미를 주는 그런 영화라고 할수가 있어요.
영화를 보게 되면 엄마는 아들이 애초부터 홀로서기를 못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가르치지 않지만 혼자 남겨질 아들 때문에 하나둘씩 가르키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정말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은데 웃을 수 있는 장면들도 볼수가 있어요.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마지막을 알고 그 엄마의 마음을 보게 되고 그래서 매우 가슴이 아파오게 되요.
김성규는 발달장애 아들인 인규역을 맡았는데 정말 완벽한 연기를 자랑하고 있어요. 그리고 발달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해를 할수가 있는 그런 영화가 아닌가 싶네요. 사실 발달장애에 대해서 가장 잘 나타낸 영화는 말아톤이겠지만 이번 영화 채비 역시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고 있었어요.
하지만 역시 캐리하는 것은 고두심이 아닌가 싶네요. 표정과 눈동자 손짓 하나하나에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들을 둔 엄마의 감성을 그대로 담고 있어요. 강한척을 하지만 홀로 교회에 가서 한번만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는 마음에서 다시 한번 눈물이 왈콱 쏟아지는 것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그 간절함이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에요.
영화 채비는 적은 스크린갯수를 가지고 있어서 더욱더 안타깝게 하더라구요. 그렇게 재미가 없는 영화도 아니고, 아무리 영화 시장에서 가장 비수기라는 11월이라고 해도 좀 안타까운것은 어쩔수가 없네요. 그래도 오랜만에 감동적인 내용의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