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 등장인물 리뷰

모나미연필 2023. 9. 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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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워터멜론은 이번 tvN의 청춘드라마로 월요일 화요일에 편성이 된 작품이에요. 현재 방영되고 있는 소용없어 거짓말의 후속으로 반짝이는 워터멜론은 2023년 9월 25일부터 방영 예정이라고 하네요.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 같은 경우는 화제성이 돋보이는 작품인데, 오랜만에 청량감 있는 청춘 드라마라서 그런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예전에 드라마 학교를 좋아했는데 그런 느낌이 나지 않을까라고 기대가 되네요. 

반짝이는 워터멜론 줄거리는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코다(CODA) 소년 은결(려운)이 1995년으로 타임슬립해 어린 시절의 아빠(최현욱)와 함께 밴드를 하며 펼쳐지는 판타지 청춘 드라마라고 해요. 

드라마를 정말 많이 좋아하는데 '코다'라는 소재가 반영된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려운, 최현욱, 설인아, 신은수 등등 익숙하지 않은 배우들의 얼굴들을 보니깐 더욱더 기대가 되네요. 청춘 드라마 답게 풋풋한 얼굴들이 보이는데, 종종 다른 드라마에서 인상 깊었던 얼굴이라 그런지 엄청나게 낯설지는 않아 보이네요. 출연진의 출연작품들을 보면 대표작이라고 할만한것이 별로 없는데, 이번 작품이 배우들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으면 좋을것 같네요.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은 총 16부작으로 이뤄진 작품으로 판타지, 성장, 로맨틱 코미디, 음악 장르의 작품이며 2023년 9월 25일 ~ 2023년 11월 14일 동안 방영 예정이라고 하네요.  

이번 드라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아무래도 각본에 진수완 작가가 아닐까 싶은데요. 개인적으로 진수완 작가의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대표작으로는 '학교2', '눈꽃', '경성스캔들', '해를 품은 달', '킬미, 힐미', '시카고 타자기' 등등 감각적이고 트렌드에 잘 맞는 작품들을 맡아서 이번 반짝이는 워터멜론도 이에 부합하는 작품이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드네요. 

살짝 아쉬운건 여름에 방영을 했다면 좀더 잘 맞는 그런 계절감을 전해주지 않았을까 하는데,, 가을이 오는 지금 시기라서 그런지 방영 시기가 좀 아쉬운 부분은 있네요. 

반짝이는 워터멜론의 인물관계도를 살펴보면 주요인물에는 은결과 이찬, 그리고 세경과 청아로 이뤄졌어요. 은결과 이찬은 친구이고, 은결이 청아의 보호자 역활이며, 세경은 이찬의 첫사랑이죠. 이에 반해 은결은 세경의 훼방꾼 이라고 하네요.

은결이네에는 은결의 아버지와 은결의 어머니, 그리고 은호가 나오는데 은호는 은결의 형이라고 해요. 

다음은 밴드 멤버들이 있는데 밴드 매니저에는 오마주가 있고, 천재 베이시스트에는 강현율이, 지옥에서 온 드러머 이시국과 실력파 건반 노세범으로 이뤄졌어요. 

진성가 사람들에는 진성악기 회장이자 청아의 아버지인 윤건형, 그리고 서원예고 재단 이사장이자 청아의 양어머니인 임지미, 청아의 의붓오빠이자 임지미의 친아들인 윤주엽, 청아의 의붓동생이고, 서원예고 미술과 학생인 임지미의 친딸 윤상아가 있어요. 

달팽이 하숙집에는 이찬의 할머니이자 달팽이 하숙집 주인장인 고양희, 의상디자인학과 복학생 정발산으로 이뤄졌으며 은결의 인연인 인물에는 악기점 비바 뮤직의 사장님인 비바 할아버지, 신원 미상의 마스터, 헬리콥터 맘 어른 세경, 중고악기점 백야뮤직의 사장님인 최현, 명문대 의대생인 온지환이라는 인물이 있죠.

그 외 인물들에는 스파인9 메인보컬인 구준형, 스파인9 드러머 정지오, 스파인9 드러머 배수탁, 춘천대교 전설의 기타리스트 윤동진이라는 인물로 구성이 되어 있어요. 

그렇다면 등장인물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볼게요. 

반짝이는 워터멜론 은결
18세/남/비밀스런 모범생

“저한테는 세 개의 세계와 세 개의 언어가 있어요. 침묵의 세계, 소리의 세계, 그리고 음악의 세계. 수어, 구어, 그리고 음악.”

어른스럽다. 의젓하다. 기특하고 대견하다. 어른들이 은결을 볼 때마다 등을 두드려주며 하는 말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뉘집 아들인지 부럽다, 이런 아들이라면 열 명도 키우겠다’는 벌스(verse)가 이어지고, ‘부모만 잘 만났어도’로 시작되는 후렴이 따라붙고, 쯧쯧쯧 안쓰러운 스캣(scat)이 이어지면, 은결 인생에 가장 많이 들은 하나의 곡이 완성된다.

제목은 ‘듣기 좋은 꽃 타령도 한두 번이지’.

반듯하다. 성실하다. 책임감이 강하다. 밝고 긍정적이다. 교사들이 은결을 평할 때 흔히 하는 말이다.
전교 1등. 공익광고형 모범생. 교우관계 원만. 젠틀함과 유머러스함의 완벽한 조화.
교사들이 생기부를 작성할 때마다 너무 완벽해서 의심받을까 고민하게 만든다.

청량하다. 설렌다. 첫사랑의 기억이 마구 조작된다. 또래 여학생들이 은결을 떠올릴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피로회복제를 들고 있어도 이온음료로 보이게 만드는 그야말로 인간 이온음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년이다.

그러나.... 앞서 열거한 은결의 모습은 사회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인격일 뿐이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스스로 만들어낸 은결의 페르소나. 어쩌면 은결의 정확한 MBTI는 CODA일지도 모르겠다.
은결은 가족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듣고 말을 하는 청인, 코다(Children Of Deaf Adults)이다. 아기 때부터 엄마의 손짓과 표정을 따라 하면서 수어를 저절로 배웠다. 옹알이도 입술 대신 손으로 했다. 말을 떼고부터는 가족들의 전담 통역사가 되었다.

이사할 때, 은행에 가서 대출 상담을 받을 때, 동사무소에 민원을 접수하러 갈 때, 심지어 엄마 산부인과 병원까지 따라가 통역을 했다. 그러다 어른들끼리 싸움이 붙으면 중간에 심판처럼 서서 말을 전하고 육두문자는 적당히 거르는데, 종종 눈치 빠른 어른들은 은결의 속에 애어른이 한 명 앉아 있다며 혀를 내두르곤 한다. 은결이 수어와 구어, 두 개의 언어를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그에게는 또 하나의 비밀스러운 언어가 있다.

바로 음악이다. 어린 시절, 부모가 농인이라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했을 때, 비바 할아버지를 만났다. 동네 오래된 악기점 ‘비바 뮤직’을 운영하는 기이한 노인...

그분을 통해 기타를 배웠고, 기타를 통해 세상에 말을 거는 법을 배웠다. 음악이라는 세상에 눈을 떴고, 음악이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알았다. 그날 이후, 은결은 세 개의 세계와 세 개의 언어를 가지게 되었다. 침묵의 세계, 소리의 세계, 그리고 음악의 세계. 수어, 구어, 그리고 음악. 음악의 세계에서 음악으로 말할 때 은결은 가장 행복했다.

그날. 그 화재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불행은 손을 잡고 함께 온다더니, 인생의 멘토였던 비바 할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났다. 온 세상이 그에게 ‘지금 니가 음악할 때냐, 정신 차려라’ 혼내는 것만 같았다. 

마치 쫓겨나듯 살던 동네를 떠나던 날, 은결은 기타를 버리며 결심했다. 이제부터 공부만 열심히 하겠다고. 내가 이 사회의 기득권이 되어, 더 이상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하지 않는 가족을 만들기로. 부모님에게 멋진 트로피 같은, 치트키 같은 아들이 되어주기로. 

그렇게 지금의 그가 만들어졌다. 착한 아들이자 모범생 인싸, 하은결이라는 페르소나가. 그리고 열여덟 살인 현재, 은결은 잠정적 이중생활 중이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반짝이는 워터멜론 이찬
18세/남/유쾌한 레트로 보이

“청춘은 반짝이는 워터멜론이야”

명랑만화를 찢어발기고 나온듯한 18세 청춘. 은결이 서태웅이라면, 이찬은 ‘왼손은 거들먹거릴 뿐’인 강백호다. 대학가에서 달팽이 하숙집을 운영하는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전국의 청춘들이 모여든 하숙집에서 성장한 덕에 이찬은 아는 형님도 많고, 아는 것도 많다.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상식부터, 최신 트랜드 정보까지. 이를테면 하숙집 자체가 이찬에겐 인스타그램이며 네이버 지식인인 셈. 덕분에 얻은 별명이 ‘찢어진 백과사전’이다.

문제는 찢어졌다는 거.

X세대 형님들과 호형호제하며 지낸 덕에 무지 힙한 척하지만 사실 그는 뼛속까지 아날로그다. 단순하지만 속이 깊고, 이왕이면 세상 모든 걸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요즘 세상에선 치를 떨며 극혐하는 ‘열정’,‘노력’,‘희망’ 이딴 단어들 좋아하고,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있고, 사랑에 있어서는 본 투 비 순정마초고.

세경을 처음 본 순간도 그랬다. 제 몸보다 큰 첼로를 메고 친구들과 환하게 웃으며 걸어가는 세경을 현실로 영접했을 때, 세상은 왕가위 감독의 스텝 프린팅 기법으로 움직이고, 귀에는 캘리포니아 드림이 OST로 깔리고, 태양은 세경을 위한 단독 핀 조명이 되는 기적을 경험한다. 어쩐지 뭔가를 회개해야 할 거 같고, 뭔가를 바쳐야 할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래서 회개했다. 진즉에 당신을 알아보지 못한 나란 놈의 어리석음을. 그래서 아낌없이 바쳤다, 나란 놈의 순정과 열정을. 도도한 세경의 계속되는 거절에도 상처받지 않았다.

“야, 최세경 남친 있대. 끝내 주게 잘 생겼대. 대학생이래. 무려 의대생이래. 게다가 밴드 동아리에서 기타도 친대. 팬클럽도 있대”

크레센도로 전달되는 비보에 이찬은 흔들렸을까? 천만에. “세경이 너 밴드 좋아하는구나? 진작 말을 하지 그랬어. 나도 밴드 해. 한 달 뒤 우리 학교 축제 때 공연하는데, 보러 오지 않을래?” 대형 구라를 치고는 그날부터 밴드를 결성하겠다며 투지를 불태운다.

반짝이는 워터멜론 최세경 
18세/여/만인의 여신, 만인의 뮤즈

“이제부터 만인의 뮤즈가 아닌, 너만의 뮤즈가 되어줄게.”

21세기 용어로 말하자면, 당시 강북 일대에 소문난 얼짱 예고생. 청순한 미모와 우아하고 고전적인 분위기로, ‘서원예고 여신’이라 불린다. 첼로 가방을 어깨에 메고 길을 걷기만 해도 청춘 영화의 한 장면이며,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미소 짓는 모습은 샴푸의 요정이 따로 없다. 교문 앞에는 얼굴 한번 보겠다고 몰려든 남고 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청춘스타로 키워주겠다는 매니저들이 줄을 서지만 세경은 전혀 관심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릴 적부터 집안끼리 알고 지내온 존잘 명문대 의대생 오빠를 남자친구로 두었기에, 웬만한 남자는 눈에 차지도 않을뿐더러, 줄리아드 예비학교 오디션을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기 때문이다.

결국, 오디션에 합격한 그녀가 유학을 떠나버리자 뭇 남학생들의 심장은 흔적기관으로만 존재하게 되는데...
유학 갔던 그녀가 돌아온다! 완전히 딴사람이 되어서! 예고 없는 컴백이었다. 느닷없는 등장이었다. 파격적인 변신이었다. 
고귀한 가문의 영애 같던 그녀가, 산소 같은 영애 같던 그녀가, 톡톡 튀는 탄산 같은 고소영 같은 그녀가 되어 돌아왔다.

뭐랄까...얼굴은 그대로지만, 분위기와 성격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달라졌달까?

늘 긴 생머리를 고수하던 그녀가, 상큼한 단발머리로 변모했다. 한 떨기 수선화처럼 청초했던 그녀가, 활짝 핀 해바라기처럼 밝고 명랑해졌다. 매점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던 그녀가, 매점 간식 쟁탈전에 온몸으로 참전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충격적인 변화는, 언제나 ‘놉!’을 외치며 철벽을 치던 이찬에게 세상 적극적이고 친절해졌다는 것이다.

근데 얘 뭔가 수상하다. 종종 예전 일을 기억 못 한다. 종종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 종종 길을 잃고 헤맨다. 대체 미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반짝이는 워터멜론 윤청아
18세/여/침묵의 섬에 갇혀버린 도도한 얼음공주

“입 닥쳐! 어차피 안 들려”

차갑고, 도도하며, 귀족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미소녀다. 그런데... 어쩐지 누군가에게 버려진 고귀한 혈통의 길고양이 같은 느낌이 든다. 어쩌다 저 예쁘고 귀한 고양이가 버려졌을까, 가엾다, 안쓰럽다... 츄르라도 건넬 생각이라면 아서라. 앙칼진 하악질과 할큄 세례를 받게 될 것이다.

청아.
맑고 아름다운 소리가 날 것 같은 이름. 피아노 제조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와 성악을 전공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딸. 아름다운 소리를 업으로 삼는 집안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농인으로 태어난 아이.

맞다. 그녀는 선천적 농인이다.

타인의 시선과 체면을 중시하는 아버지는 청아의 장애를 숨겼다. 그의 관점에서 ‘수어’는 ‘나는 장애인입니다’를 온몸으로 티내는 끔찍한 퍼포먼스였다. 능숙해지면 능숙해질수록 정상인의 세계에서는 멀어지는 수치스러운 행위였다.

그 무지의 틈을 정확히 파고든 이가 훗날 청아의 새엄마가 되는 임지미였다. 그녀는 청아의 언어를 뺏으러 온 마녀였다. 딸과 아버지 사이의 소통을 끊고 진성가의 안주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과 함께 등장한 사기꾼.

‘어차피 이 집에서 네 말을 들어줄 사람은 없어. 그러니 얌전히 쥐죽은 듯 살아.’

입말도, 손말도, 그 어떤 언어도 갖지 못한 청아는, 그녀의 실체를, 자신이 당하는 학대를, 아버지에게 전할 길이 없었다. 청아의 필담(筆談)보다는 그녀의 입이 더 빨랐다. 쓰기도 전에 그녀의 입에 막혔다. 청아는 이제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마음도 닫아버렸다.

언어를 잃은 청아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자 위안은 그림이었다. 현재 임지미가 재단 이사장으로 있는 서원예고 미술과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입시 경쟁률이 꽤 높은 명문 예고에, 재단 이사장의 딸이자, 장애인이 편입하자, 특혜논란이 더해져 아이들에게 은근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하지만 말했지 않은가. 그녀의 성정 역시 만만치 않다고. 

아이들이 그녀 앞에서 대놓고 귀머거리라고 조롱하거나 괴롭히면, 자신이 못 듣는 걸 과시라도 하듯 끼이이익— 손톱으로 칠판을 길게 긁거나, 애들 귀에 꽂힌 이어폰 볼륨을 확 높여버리는 식으로, 소음 공격을 한다. 어차피 나는 안 들리는데 뭐. 당당하다.

청아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는 ‘프리다 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 역시 프리다 칼로가 그린 [Viva la vida]다. 엄청난 고통 속에서도 ‘인생이여 만세’를 외쳤던 그녀의 강인함을 사랑한다.

나도 외칠 수 있을까? 인생 만세를? 내게도 있을까? 그런 강인함이? 반짝여줄까? 내 인생도? 그녀의 질문 앞에, 마치 신이 던져준 답변처럼 두 명의 소년이 뛰어든다.

은결부
46세/남/정의로운 오지라퍼

엉뚱한 발명왕이다. 그의 집에는 농인의 편의를 위해 고안된 발명품들이 엄청 많다. 편의가 아니라 짜증을 유발하는 발명품이 더 많다는 게 함정이지만.

‘농인은 수어라는 언어를 사용하는 특별한 소수민족’이라고 생각한다. 하여 정말 선택받은 소수의 민족처럼 당당하게 행동한다. 장애인, 소상공인의 권리 수호를 위한 집단행동에도 총대 메고 앞장선다. (아빠 제발...은결이는 가끔 그런 아빠가 너무 부담스럽고 피곤하다)

그의 수어는 굉장히 역동적이며 멋있다. 수어를 할 때 그의 손짓은 때론 정치가의 선동처럼 강렬하고, 때론 짬에서 나오는 래퍼의 바이브처럼 스웩 넘치며, 때론 발레리노의 안무처럼 우아하고 아름답다. 거기에 유쾌하고, 낙천적인 그의 성격까지 더해지면, 그가 가진 ‘다름’이 ‘장애’가 아니라 ‘매력’처럼 느껴진다.

처자식만큼은 절대 굶기지 않겠다는 현실적인 목표를 품고 열심히 달려왔다. 그 결과 지금은 번듯한 자체개발 치킨 브랜드 ‘말이 필요 없닭’의 사장님이 되었다. 자식들도 남부럽지 않게 잘 자라줘서, 나름 성공한 삶이라 생각한다. 그날, 아들 은결과 크게 다투기 전까지는...

은결모
46세/여/유쾌하고 명랑한 어머니

수다스럽다.
물론, 수어로.

손과 얼굴이 잠시도 쉬지 않는다. 명랑하고도 경쾌하게 움직이는 그녀의 손짓을 보고 있노라면, 하얀 비둘기가 한 마리 손안에 숨어 있다가 후두둑 날아오를 것만 같다.

평소에는 사람(남편) 좋아하고, 애들(아들들)만 보면 좋아 미쳐버리는, 순둥순둥하고 댕댕미 넘치는 골든 리트리버같지만, 가끔 등골이 서늘할 정도로 차가운 야생 고양이의 모습을 보인다. 그럴 땐 정말 주변이 다 얼어붙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인데, 진정 한때 러시아의 공주였나 싶게 차갑고, 도도하고, 무섭다. 잘생기고 똑똑한 두 아들은 그녀의 자랑이자 보물이다.

함께 외출할 때면 혼성 아이돌 그룹의 여성 멤버처럼 꼭 센터에 선다. 농인인 은호와 청인인 은결. 두 아이에게 한 치의 오차 없이 공평한 사랑을 주었다고 자부한다.

청인이니까 덜. 농인이라서 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 두 아들 역시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했다. 농인 부모라서. 청인 부모였다면. 이런 생각 따윈 하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키워냈다고. 그랬는데...

고양희
60대 후반/여/이찬의 할머니이자 달팽이 하숙집 쥔장

여주에서 꽤 오랫동안 한정식집을 하다가 하나밖에 없는 손자 교육을 위해 서울로 이사를 감행한 것까진 좋았으나, 애석하게도 맹모의 삼천지교가 이찬한테 통하지 않았다.

10년 넘게 하숙집 하면서 대학생들 빨래하고 밥 해다 바쳤는데... 이찬이가 학사모 쓴 모습 보는 걸 소원으로 산다. 이찬과는 매일 티격태격, 티키타카, 환상의 케미를 선보이지만, 누구보다 손자인 이찬을 아끼고, 믿고, 사랑한다.

윤건형
49세/남/진성악기 회장

청아의 아버지.
종합 악기제조회사 ㈜ 진성악기 회장.

기업가로서 이해타산이 철저하며, 아름다운 소리 구현에 대한 집념도 강하다.
아름다운 소리를 업으로 하는 집안에서 선천적 농인으로 태어난 청아는 그에게 슬픔이자 충격이었다. 어렵게 얻은 딸이기에 그 깊이가 더 했다. 

모계 격세유전.

아내에 대한 원망의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그의 냉대와 원망 속에 기어이 마음의 병을 얻은 아내가 자신을 떠나자 뒤늦게 후회한다. 

‘구어 교육만이 딸에게 정상인의 삶을 줄 수 있다’는 임지미의 말에 매달린다.
그녀를 입주 가정교사로 들이고, 청아의 교육을 전적으로 일임한다. 구어 교육을 힘들어하며 반항하는 청아가 안쓰럽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혹독한 훈련과 채찍질만이 청아를 사람답게 살게 하는 길이라 여겼다. 그것이 딸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 부녀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었음을 그때의 그는 알지 못했다. 어느 날, 하은결이라는 이름의 소년이 그 앞에 등장하기 전까지는...

비바 할아버지
60대 초반/남/악기점 비바 뮤직의 사장님

은결에게 기타와 음악을 처음 가르쳐준 스승이자 멘토

외양은 평범하다. 본인도 본인의 가게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 등장할 것 같은 따뜻한 할아버지의 모습, ‘할아버지 낡은 시계’가 BGM으로 깔릴 것만 같은 동화적 분위기의 내부.

그런데 뭔가 다르다. 특별한 뭔가가 있다. 본인도 본인의 가게도. 악기점의 악기들은 모두 오래되고 낡은 것들이지만, 가만 살펴보면 모두 꽤 고가이며 엄청난 레어템들이다.

그 역시 마찬가지.
평범한 할아버지 같은 모습이지만, 순간순간 아티스트의 예민함과 숨은 고수의 바이브가 느껴진다. 

사람들과의 왕래는 거의 없다. 손님도 별로 없다. 별로 연연하지 않는다. 소리의 세계와 침묵의 세계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은결에게 ‘음악’이라는 언어도 있다는 걸 알려준 이도, 코다(CODA)의 의미를 처음 알려준 이도 바로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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