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한국영화

공작 후기 리뷰 _ 한국 스타일의 첩보영화

모나미연필 2018. 8. 8. 11:27
반응형

오늘 영화 <공작>이 개봉을 하였는데요. 암호명은 흑금성으로 하는 납북 시호ㅘ 첩보 활동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죠. 제 71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도 기립박수를 받을만큼 엄청난 호평을 받았는데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그런지 더욱더 쫄깃한 느낌을 받았던 영화였던것 같아요.

영화 <공작>은 소재도 그렇고 무겁기만 한 영화인줄 알았는데 적당히 유머코드도 잘 배치가 되었고, 구강액션이라고 말을 한 황정민처럼 몸으로 하는 액션 없이도 인물들 간의 긴장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는듯 하더라구요. 그래서 137분이라는 런닝타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았더라구요. 그리고 가장 좋았던 것은 정치적인 이슈도 잘 섞여있지만 다른 정보 없이 영화를 봐도 쉽게 이해가 가능한 작품이었어요.

 

흑금성 사건이란?

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당시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이른바 북풍 공작 중 하나로,  흑금성은 이 북풍 공작에 역할을 한 바 있는 안기부 공작원이었던 박채서 씨의 암호명이었다고 해요. 이 암호명은 사실 공작원 당사자는 알지 못한다고 하는데, 98년 3월 안기부 전 해외 실장 이대성 씨가 북금성의 활동 사항이 자세히 기록된 안기부 기밀 정보를 폭로하는 바람에 박채서 씨도 자신의 암호명을 알게 되었다고 하네요.

영화 <공작>은 97년 당시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북풍 공작 내용이 중심이라기보다, 그 이전부터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안기부 공작원인 박채서 씨가 어떻게 준비해서 북한 고위층과 접촉을 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까지 만날 수 있었는지, 그리고 당시 안기부가 국내 정치에 어떤 개입을 했고 흑금성 프로젝트는 왜 무산되었는지에 대해서까지 모두 자세히 영화에서 볼수가 있었던것 같네요.

 

육군삼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육군대학원 또한 3등으로 졸업한 후 국군정보사령부에서 일하던 박석영 소령은 중령 진급을 눈앞에 두고 갑자기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기 시작을 하는데요. 이 돈을 하나도 갚지 않고 신용불량자가 된 박석영은 이 일로 감사까지 받게 되자 옷을 벗고 무역사업에 뛰어 들게 되죠. 이는 사실 북한 잠입을 위해 안기부에 스카웃되어 계획된 과정이었다고 하는데요. 이후 중국 베이징을 오가는 대북사업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굳혀나가게 되죠.

이런 과정으로 오기까지 안기부의 도움이 있었는데, 당시 중국산 농산물을 북한산 농산물로 둔갑을 해서 국내에 들어와 차익을 챙기는 업체들이 있었어요. 중국산 농산물의 포장만 바꿔 북한 원산지 표시 증명을 붙이는 데는 당연히 북한 고위 인사의 협조가 필요했죠. 당시 북한의 실권자 중 한 사람이었던 그 고위 인사의 조카인 장 씨 또한 그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었던 상황이었어요.

 

이런 틈을 비집어 국내에서 이 같은 농산물을 대량으로 주문한 다음에 인천항에 들어온 농산물을 검역을 하였고, 국내에선 북한산으로 둔갑한 중국산 농산물이 뉴스에서 연일 나왔죠. 돈을 받지 못한 중국 수출업자들은 장 씨를 고소해서 장 씨는 출국금지 당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죠. 박석영이 장씨가 해결을 하지 못한 물품 대금을 정리해주었고, 북한 고위층에 한발짝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죠.

그리고 드디어 북한 고위층에서 먼저 연락이 오게 되는데요. 그리고 처음으로 베이징 주재 북 고위 간부인 리명운을 만나게 되었죠.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상대의 마음에 들어 기회를 잡아야 하는 박석영과 군 출신의 남한 사업가가 정말 사업만 하는 믿을 만한 사람인지 탐색하는 리명운의 첫 만남은 서로 무언의 기싸움을 하는 듯 폭풍 전야와 같은 긴장감까지 느껴지는 순간이었죠.

 

어렵사리 북한의 테스트로 넘기게 되고, 리명운과 신뢰를 쌓아가는 박성영. 그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을 담당하는 리명운 옆에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과장 정무택이 따라다니며 걸핏하면 박석영에게 태클을 걸죠. 정무택 역의 주지훈의 연기가 매우 좋더라구요. 왜 지금까지 이런 연기력을 안보여준것인지 싶더라구요. 하지만 마지막의 모습은 다들 예상하든 뻔한 결말이었어요.

국내 총선을 앞두고 여론이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음을 느끼고 압박을 받은 안기부는 북한을 움직여 북풍으로 여론을 몰아가고, 북한과 광고사업을 논의하고 있던 박석영의 활동도 잠시 멈칫하는 듯하였지만 비교적 순조롭게 지나가게 되죠. 그러나 97년 대선을 앞둔 어느 날, 상사인 최학성은 여당의 서신을 북한 고위층에 전달하게 되죠.

 

일반 사업가로 위장해서 잠입해 있는 공작원에게 정치적 서신을 전달해서 신분이 탄로날 위험을 감수하라는 게 말이 되는 건지, 몇 년에 걸쳐 작업한 끝에 드디어 북핵 정보에 가까워지고 있는 와중에 이 모든 걸 도루묵으로 만들어버려도 되는 건지, 무엇보다 안기부가 이렇게 북한과 접촉하여 대선에 개입하는 게 맞는 건지! 박석영은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북한 도발이 무산되고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이 되는데요. 직전 여당과 북한의 접촉을 진행했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탄로 날까 걱정을 하고, 이에 안기부 해외 실장 최학성은 이 사실을 아는 사람 중 이 문제에 대하여 반대 의견을 피력했던 흑금성을 먼저 이중간첩으로 언론에 폭로하게 되었던 것이죠. 영화에서는 이 소식을 먼저 접한 리명운은 북한에 있었던 박석영을 몰래 국경을 넘을 수 있게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이죠.

실제로는 박석영이 당시 북한에 있어서 피신했던 것은 아니었는데요. 둘의 인간적 관계를 부각하기 위한 설정으로 보이더라구요. 특히 리명운이 자기 집에서 박석영에게 '호연지기'라 쓰인 넥타이핀을 선물하며 수줍은 듯 멋쩍어 하던 모습은 관객들은 웃음을 보이게 만들었죠. 신분과 지위의 틀을 던지고 사람 대 사람으로 교류하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보여서 보기 좋더라구요. 이성민님 인터뷰를 보니 지적이면서도 인간적인 북한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시던데, 어느정도 성공을 한듯 보입니다.

시간이 흘러 마지막 둘이 다시 만나 멀리서 서로의 아이템을 보여주는 모습 또한 영화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다소 안 맞을 수도 있겠지만 비교적 편안한 엔딩이 아니었나 싶어요.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첩보영화라고 하니 정말 놀라울따름인데, 지금은 북한과 원만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김대중 대통령 이전에는 정말 살얼음판을 걷는것 같은 그런 관계였기 때문에 박석영이라는 인물이 더욱더 대단해 보이는것 같네요.

한반도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서 있었던 실화라는 점에서 매우 인상깊은 작품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영화 <공작>은 8월8일 금일 개봉을 하였고, 앞으로 흥행을 하는 일만 남은 상황이 아닐까 싶네요. 살짝 사족같은 장면들이 몇몇 있었지만 더운 여름에 보기 괜찮은 첩보영화가 개봉을 한듯 하네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