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한국영화

영화 영주 후기 리뷰 부산국제영화제

모나미연필 2018. 10. 1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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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에서 눈에 띄는 작품이 있었는데 바로 김향기 주연의 영화 <영주>가 아니었나 싶어요. 작년에는 영화 <소공녀>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었는데 올해는 아무래도 <영주>가 가장 인상깊었다고 할수가 있어요. 아주 평범한 제목이었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엄청난 힘으로 다가오게 되었던듯 하네요.

영화 <영주>는 부모를 교통사고로 잃고 동생과 힘겹게 살아가던 ‘영주’가 만나지 말았어야 했던 사람들을 찾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로 이경미 감독의 작품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의 스크립터로 활동하고, 단편 <사라진 밤>으로 연출력을 인정 받은 차성덕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라고 하네요.

교통사고로 한순간에 부모님을 잃은 영주와 영인 남매는 재개발 집에서 살고 있는데, 고모는 빨리 집을 정리하라고 하죠. 하지만 영주와 영인에게 집이란 그냥 거주목적으로 사용이 되는 것이 아닐정도로 매우 큰 존재로 그려져 있죠, 영주는 자신이 다니는 학교까지 그만두고 영인을 돌보고 있지만 영인은 계속 엇나가죠.

 

그러던 어느날 경찰서에서 전화가 걸려 오는데 영인이 300만원 합의금이 없으면 곧장 소년원으로 가야하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고모도 찾고, 대부업도 찾아가기면 사기를 당하죠. 결국 자신의 부모를 죽게만든 가해자의 가게인 승일두부에서 알바를 하게 되죠. 영업이 끝나고 아무도 없는 가게에 들어가 돈을 훔치고 달아나려던 영주를 되려 이해하고 일하면서 천천히 갚으라며 가불까지 해준 승일부부에게 점차 따뜻함을 느끼게 되죠. 자신이 피해자의 자식이라는 점을 숨기고 그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려 하죠.

'이 모든 사실을 알고도 그 사람들이 누나를 받아줄까?' 영인의 질문에 영주는 승일부부에게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로 결심하게 되죠.

영화 <영주>는 관객들에게 한번정도씩 생각을 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어요. 처음에는 영인의 합의금을 구하기 위해 고모를 찾아갔고, 하지만 고모는 그저 싸늘하게만 대했죠. 그리고 대부업에게 상담을 했지만 90만원이라는 선입금을 요구하는 상담원에게 속아서 돈을 모두 날려버리게 되죠. 그래서 돈을 구할길이 없었던 영주는 어쩔수가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죠. 영화에서 부모님 제사상에 올릴 술을 병채 마시는 영주의 모습에게 그녀의 심정이 그대로 느껴지는듯 했어요.

300만원이라는 돈은 영주에거 너무나도 큰 돈이었고, 영주는 가해자로 발걸음을 돌렸으며, 승일두부 앞에서 합의금을 구할수가 없는 답답함은 분노로 바뀌게 되었죠. 부모를 치어 죽인 트럭기사에게 말이에요. 트럭에 동승했던 아들 승일은 식물인간이 되었고, 이런 아들을 보는 아저씨와 이런 참담함을 그대로 감내하며 영주를 챙기는 아줌마의 모습에 영주는 흔들리게 되죠. 이런 아줌마가 사준 야구점퍼를 입고 떡볶이를 먹는 영주의 모습은 그저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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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곧 동생 영인은 영주가 일하고 있느 사장 부부의 존재를 알게되고 영인의 분노를 하지만 영주의 마음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죠. 영주도 그저 다른 이들과 다르지 않은 고등학생이거든요. 아직 어른들의 따뜻한 보호가 필요한 나이죠. 승일부부는 확실히 영주를 맘에 들어했죠. 하지만 영인의 말처럼 영주에 대해서 모두 알게 되면 전처럼 그녀를 대할수가 있을까? 사실 그건 아니었죠. 영주는 영인의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을 했지만 영주를 향한 원망 섞인 흐느낌을 듣게되고 승일부부네 집을 나와버리죠.

영주는 난간에서 뛰어내릴까라고도 생각을 하지만 그 자리에 앉아서 흐느끼게 되죠. 그리고 오히려 자신들을 남겨두고 떠난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과 원망을 내쏟는 모습을 보여주죠. 그리고 가해자에 대한 고마움과 분노까지 영주는 그 작은 몸으로 모두 견뎌내고 있었던 것이에요. 고모에게 당돌하고, 영인에게 든든한 누나였고, 승일 부부에게 요즘애들같지 않은 성실한 영주였는데 앉아서 엉엉 우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 작고 약해보이더라구요. 명백한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와 명백한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되어버린 이 상황이 어쩌면 지금의 사회와 너무 닮아버려서 영화를 보면서 착잡한 마음이 가시지 않더라구요.

김향기라는 배우의 연기력을 다시 한번 느낄수도 있었던 작품이었는데 역시 좋은 배우의 영화는 꼭 한번씩은 봐야 하는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영화 <영주>의 정식 개봉일은 11월 22일이라고 하니 관람에 참고하면 좋을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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