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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의날 후기 리뷰 _ 참담한 현실만 보여준 작품

모나미연필 2018. 11. 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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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1월에는 한국 영화 시장이 그렇게 활발하지는 않았고, 그나마 좀 흥행을 했던 작품이라고 한다고 해봐야 <완벽한 타인>이나 <성난 황소> 정도 뿐인것 같아요. 그런데 제법 굵직한 작품이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바로 영화 <국가부도의 날>이에요.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한국 최초로 영화에서는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던 IMF 외환위기 당시의 상황을 그려내고 있는데요. 단편적으로 한 가지 측면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관료적 관점에서의 IMF, 서민들의 IMF, 그 사이에서 계급 전복을 꿈꾸는 이들의 IMF를 다양한 시각에서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좀 주목을 할만하다고 생각이 들었던것 같네요.

 

사실 IMF는 지금으로부터 약 20년전의 일로 제법 얼마 안된 이야기이기도 해요. 한국의 1997년은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었기때문에 정말 그 누구도 상상을 할수가 없었던 일이었죠. 저는 개인적으로 초등학교때의 일이라 그런지 제법 어느정도 선명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할수가 있을것 같네요. 다행히도 부모님은 공무원이셨고, 주위 친구들의 부모님들도 공무원인 경우들이 많아서 그런지 그렇게 엄청 체감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던것 같네요.

하지만 한국 경제는 당시 IMF이후로 파탄이 나는 지경이었고, 이런 상황을 영화에 담은것이 바로 <국가부도의 날>이죠. 1997년 곧 엄청난 경제 위기가 닥칠 것을 예견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은 국민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된다고 하지만 정부는 혼란을 겪을 것이라며 비공개 대책팀을 꾸리게 되죠.

 

한편 곳곳에서 감지되는 위기의 시그널을 포착하고 과감히 사표를 던진 금융맨, 그리고 이런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한 작은 공장의 사장이자 평범한 가장, 그리고 국가부도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려는 사람, 회사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 시대의 평범한 가장을 그린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영화속에서는 그 당시의 경제상황을 제법 잘 보여주고 있어요. 국가부도까지 남은 단 일주일이란 시간동안 한국의 국민들의 행동들과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죠. 위기가 곧 기회라면서 배팅을 하는 이와, 돈이 급했던 이들은 엄청난 손해를 보며 집값을 내리는 모습, 하지만 파는 이들은 많이 있지만 사는 이들은 적은 디플레이션의 상황, 이런 상황에서 헐값에 집을 사들이는 부자들의 모습들..

 

그리고 이런 국가 위기 상황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행동을 하는 이들과, 비공개 대책팀을 마련해 국가를 위기에 빠지게 만든 무능한 정부, 그저 가족과 회사를 위해 열심히 살아온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장까지 정말 다양한 국민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어요. 1997년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인물 하나하나에 맞추어서 자세히 설명을 하니 이를 보는 관객들은 당연히 영화에 집중이 될수 밖에 없었던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문화라는 컨텐츠는 매우 대단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스토리가 가지고 있는 힘은 많은 이들을 움직일수가 있게 만들죠. 무장공비폭동으로 알고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은 사실 그런것이 아니었다라는 것은 드라마 <모래시계>가 방영이 되고나서 이런 사실들을 알게된 이들도 적지 않았고, 제주도의 4.3사건 역시 많은 이들은 공산주의자의 소행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았지만 <순이삼촌>으로 인해서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 이들이 많이 있었죠.

 

지금이야 온라인이 발달이 된 사회이기 때문에 일부의 세력이 사실을 은폐하려고 해도 그것이 힘든것이 지금의 세상이죠. 언론이 막아도, 국가가 막아도 국민들은 이제는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쉽게 속는 이들은 드믈겠지만 1997년만해도 사실 이런 은폐가 어려운 것은 아니었죠. 그래서 그런지 참으로 무능한 정부와 언론, 정치인, 재벌들이 완벽한 악역으로 탈바꿈하고 있어요. 하지만 사실 이 점이 <국가부도의 날>에서 아쉬운 점이 아닐까 싶네요.

대학교때 마케팅을 배워서 그런지 IMF 역시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었죠. 학설에 의하면 좀더 다분화되고, 모순적이며 정책적인 실수도 다분했고, 대외적인 악재 또한 무시할수가 없었죠. 대표적으로 오랫동안 이어졌던 군사정권의 정경유착으로 인한 주요 대기업들의 부실화가 상당수 진행이 되어 있었으며, 무리한 국가 산업으로 인해서 외환보유가 매우 저조한 상황이었죠.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런 복잡하고 다분화된 이유가 아닌 매우 단순화되어서 표현이 되었더라구요.

물론 대중화된 영화를 만들면서 너무 어렵기만 하게 설명을 하는것은 흥행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실화를 바탕으로 할때에는 많은 부분들이 각색이 된다고 해도 너무 단순화를 했던 것인지 원인은 없고 결과만 내 놓는 지경이 되었던것 같네요. IMF는 한국 경제역사에서 굉장히 큰 사건인데 이렇게 단순화하여 보여준다는 점이 좀 아쉬운 부분들이 아닐까 싶어요. 감독이 좀더 공부를 하고 고심을 했다면 <국가부도의 날>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IMF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었을 텐데 그냥 참담한 생활고만 보여준 꼴이 되어 버린듯 하네요.

영화로 인해서, 혹은 어떤 한 작품들로 인해서 다시 재조명된 실화들은 매우 많이 있는데, 위에서 말을 했듯이 드라마 <모래시계>나 현기영 작가의 <순이삼촌> 그 외에도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보여주었던 보도연맹사건, 영화 <1987>, 영화 <택시운전사>, 영화<변호인>, 영화 <남영동 1985>, 그 외에도 사실이 아닌 부분들이 더욱더 많았기 때문에 부각되었떤 <실미도>와 <군함도>등등 다양한 작품들이 있죠.

<국가부도의 날>은 사실 왜곡이라고 보기에는 좀 그렇지만 정말 수박겉할기 식으로 IMF를 보여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드라마적인 부분에서는 제법 괜찮았다고 할수는 있겠지만 상당히 아쉬운 부분들이 있는 것도 사실인듯 하네요. 좀더 고심을 했더라면 진짜 좋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물론 영화는 다큐가 아니기 때문에 어쩔수가 없었던 부분들은 있었겠지만 말이에요. 그래도 제법 몰입감도 좋고 그래서 영화를 감상하는데 있어서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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